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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3000년의 기다림] 평점 정보 해석 결말 : 옛날 옛적에, 갈망하는 인간이 있었습니다. 조지밀러 감독, 틸다스윈튼의 만남. 본문

영화 리뷰

영화 [3000년의 기다림] 평점 정보 해석 결말 : 옛날 옛적에, 갈망하는 인간이 있었습니다. 조지밀러 감독, 틸다스윈튼의 만남.

풀버전 보는 사람 2023. 5. 21. 22:25

(읽는 데 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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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에 대한 이야기.

드디어 넷플릭스에 공개!

올해 초 개봉한 '3000년의 기다림'이 넷플릭스에 공개됐습니다. '매드맥스'의 조지밀러 감독, 명배우 '틸다 스윈튼'이 주연으로 출연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 어떤 것보다 '스토리의 힘'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더 인상 깊게, 많은 생각을 하면서 본 영화였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설정도, 시각적 완성도도 훌륭했지만, 무엇보다 '이야기'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되어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 * 스포일러가 포함돼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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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이야기'는 멸종하고

'과학'으로 대체됩니다.

이야기는 한 서사학자Narratologist알리시아Alithea (틸다 스윈튼)의 시점으로 시작됩니다. 적당히 외롭고 행복한 그녀는 세상의 모든 이야기를 읽고, 인류의 모든 이야기에서 공통된 진실을 찾고자 하는 사람이라며 자신을 소개합니다.

그녀는 서사학자들이 모이는 세미나에 연사로 서기 위해 튀르키에 이스탄불을 찾습니다. 강단에서 그녀는 '인류의 이야기는 과학적 서술로 대체될 것이며, 모든 신과 괴물들은 존재의 이유를 다하고 은유로 전락할 것이다.' 고 얘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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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소원을 비세요."

정령 (DJINN)이 들려주는 3000년의 이야기.

 

알리시아는 튀르키예의 한 골동품 가게에 들러 깊은 곳에 숨겨져있던 기념품 하나를 고릅니다. 모조품 같았고 무언가에 그을려있었지만, 그녀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을 것 같다'며 그 병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알리시아의 숙소는 '애거사 크리스티가 오리엔탈 특급살인을 집필했다는 방'입니다. 그 문학의 방에서, 병이 열리며 정령(진Djinn)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세 가지 소원을 빌고 자신을 구원해달라고 합니다. 누구보다 서사학을 잘 아는 알리시아는 그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3000년간 정령이 겪었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정령이 만났던, 사랑했던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알리시아는 인류의 이야기와 마주 앉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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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소원.

"나를 사랑해 주세요."

알리시아는 정령을 사랑하게 됩니다. 그리고 첫 번째 소원으로 자신을 사랑해달라고 하죠. 정령이 과거에 느꼈던 갈망, 사랑, 고독을 함께 나누길 원합니다.

 

수많은 서사학자들 앞에서, 이야기의 멸종을 얘기하던 알리시아. 아이러니하게도 이성과 과학으로 이해할 수 없고, 진실인지 광기인지도 모를 사랑을 원하게 되는 것입니다.

알리시아는 정령과 함께 자신의 집인 런던으로 돌아옵니다. 둘은 매일 많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알리시아는 이 세상이 얼마나 많은 정보와 소음들로 가득 차있는지 깨닫게 되고, 정령은 가장 진보한 인류의 모습들을 관찰하며 현재의 인류를 흥미로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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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지막 소원은..."

정령은 이 과학과 기술로 가득한 지금의 인류에 더 이상 이야기가 필요 없다고 느낍니다. 그리고 허공을 떠도는 먼지가 되어갑니다.

알리시아는 자신을 사랑해달라는 첫 번째 소원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대가 없이 주는 사랑이라는 것은 누가 요구한다고 줄 수 있는 게 아니라면서 말이죠. 그리고 마지막 소원으로 정령이 있어야 할 곳으로 자유롭게 돌아가라는 소원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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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인류를 떠나지 않는 이야기.

3년 후, 알리시아는 공원 벤치에 앉아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책으로 쓰고 있습니다. 공원은 사랑과 즐거움의 이야기가 가득한 풍경입니다. 그때 저 멀리서 정령이 그녀를 향해 다가옵니다.

알리시아의 소원대로라면 정령은 자신이 있어야 할 곳에 존재해야 합니다. 종종 알리시아를 찾아오는 정령의 모습은 결국, '인류와 이야기는 뗄 수 없는 관계이고 우리는 그것을 만끽하며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지금부터는 영화를 보며 든 생각을 단편적이나마 적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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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인간,

갈망하는 인간,

그리고 이야기하는 인간.

인간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언어입니다. 오래전 인간은 벽화를 그렸고, 문자를 만들어 기록했고, 그 자녀들은 더 빠르게 학습했습니다.

언어를 통해 생각하는 것도 발달했습니다. 그 산물이 누적되어 철학, 과학, 기술이 되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우리가 상식으로 아는 흔한 이야기입니다.

인간은 이야기Story 를 할 줄 아는 존재입니다. 사실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상상으로 재밌게 지어낸 허구의 것 또한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사랑받는 거짓말인 것인 셈이죠.

사람이 사실만을 기록하며 살았다면, 이렇게 눈부신 발전은 없었을 것입니다. 언어와 상상력 결합된 '이야기'는 누군가에게 기쁨이나 슬픔이 되기도 했고, 음모가 되거나 때로는 진실이 되기도 했습니다.

정령이 작은 병에 갇혔던 것처럼, 우리는 하나의 몸에 갇힌 작은 존재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갈망'합니다. 이야기는 그 '갈망'으로부터 자라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갈망은 늘 타인과 관계 맺기를 원하고, 이어지고 이어집니다. 그것이 전 인류가 공통적으로 갈망하는 무언가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 근원은 끝끝내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인류의 이야기는 불가사의하고 영원히 지속될 것 같습니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고, 과학으로 모든 것들을 증명해 내는 세상이 왔다고 하더라도 말이죠.

조지밀러 감독의 메시지는 포스터 속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알리시아를 품에 안은 정령의 모습이 '인류가 만든 이야기, 인류를 품고 있는 이야기'의 운명적 관계를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알리시아 Alithea 이름의 뜻은?

진실. 신화 속 진리의 여신.

Greek Baby Names Meaning:

In Greek Baby Names the meaning of the name Alithea is: Truthful. Mythological goddess of truth.

어떠한 형태든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꼭 볼만한 영화입니다. 두고두고 생각하며 우리들의 이야기를 더 사랑하게 될 것 같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