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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더 데이스] 리뷰 : 재난 앞에 프로는 없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어떻게 재평가 될 것인가. 본문

(읽는 데 2분)


일본 명배우들 출연,
한국어 자막은 이미 완료.
일본 여행을 하며 운 좋게 넷플릭스 시리즈 '더 데이스(The Days)'를 감상할 수 있었다. 이미 한국어 자막도 준비되어 있어서, 수월하게 볼 수 있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공개가 되지 않은 상황인데, 최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정치적으로도 엮이고 있는 문제작이다.
그러나 시리즈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얘기할 거리가 많은 작품인 것 같아, 다른 목적성 없이 콘텐츠 자체로 리뷰해본다.
*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

지진, 쓰나미, 셧다운.
어둠 속에서 시작하는 이야기.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다. 지진은 진도 M9.1을 기록했고, 최대 6분간 지속, 15m 거대 해일을 동반한 쓰나미를 불러왔다. 47만 명의 피난민이 발생했고 공식 집계된 사상자만 약 3만 명, 실로 무서운 자연재해였다.
이 시리즈는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셧다운 된 후쿠시마의 원자로에 집중해 진행된다. 전력 공급이 중단되자, 펄펄 끓는 원자로에 냉각수 공급이 끊기고 심지어는 발전소의 모든 모니터링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 대응 매뉴얼을 샅샅이 뒤져보아도 시원한 해답이 나오지 않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그래서 이야기는 깜깜한 어둠으로부터 시작한다. 재해 대책본부가 꾸려지지만, 무엇도 파악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사람의 손밖에 답이 없던
재난 초동 대응 현장.
이야기는 피폭의 위험을 무릅쓰고 현장에서 분투하는 발전소원들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셧다운 된 원자로에 냉각수 수위가 내려가고, 그 때문에 내부 압력이 높아져 원자로가 폭발하게 되면 공기 중으로 방사능이 누출될 것이기에, 현장 소원들은 필사적으로 방법을 찾는다.


결국 상황을 진척시킬 수 있는 것은 사람밖에 없었다. 방사능에 피폭되어가며 엉망이 된 발전소 내부를 헤치고 손으로 밸브를 직접 돌린다. 젊은 소원들의 미래를 위해 나이 든 소원들이 현장 투입을 자처하고, 후쿠시마에 있는 가족들을 위해 목숨을 거는 모습들도 볼 수 있다.
드라마 제작을 위해 극화되었을 테지만, 그 마음은 실제였으리라고 생각했다.

재난 앞에 프로는 없었다.
도쿄전력, 총리실로 본 일본의 그늘.
이 드라마는 당시 현장 상황을 최대한 고증해 만들었다고 한다. 당시 뉴스에서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한 일본의 대처와 발표가 투명하지 않다는 점을 자주 지적했는데, 내용을 보면 당시의 혼란스러운 상황이 조금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이야기는 일본의 민간기업 도쿄전력의 미숙함, 정치가들의 관료주의적 태도를 꼬집고 있다.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자신들의 관할이 아니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들, 방사능 누출보다 원전 폐기 비용을 걱정하는 모습들, 원리도 제대로 모르는 관리직들의 무능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비춘다.

축복이 재앙으로.
핵연료에 경각심을 갖자.
핵연료는 엄청난 효율로 인류에게 축복 같은 에너지를 제공한다. 그러나 우라늄의 핵분열 과정에서 엄청난 방사능과 열을 뿜어내기에, 철저한 관리가 없다면 인류를 멸망시킬 수도 있는 무시무시한 기술인 것도 분명하다.
국제적으로 재생에너지 전환을 꾀하는 시대. 후쿠시마 이야기를 면밀히 살핀다는 것은 인류의 처절한 반성문이 되리라 생각한다.


어쩌면 지금 이 시기야말로 방사능 사고를 생각하기에 좋은 시기일지도 모른다. 지금처럼 내버려 둔다면, 인간을 포함한 자연은 후쿠시마 원전의 연료봉처럼 녹아내려버릴지도 모른다.
때문에 드라마 제작진은 핵연료 안전성에 대한 경각심을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공유해야 한다고 믿었을 것이다.

일본이라는 환경과
죽음에 대한 고찰.
일본은 고립된 섬나라고 지진이 잦다. 언제든 삶의 터전을 잃을 수도, 나 자신과 가족을 잃을 수도 있는 환경 속에서 살아간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였던 '스즈메의 문단속' 같은 애니메이션만 봐도 그렇다.
이 때문일까. 일본은 죽음에 대한 고찰이 깊고, 그것이 영화나 드라마에도 고스란히 녹아있다. 대부분 죽음의 공포를 사랑과 용기 같은 이타적인 것들로 치환해 보여준다.

좋았던 부분, 스토리 그 자체.
- 가장 좋았던 점은 역시 내용 자체가 비하인드 스토리라는 것이다. 당시 대응팀의 본부장을 맡았던 요시다 마사오 소장의 기록 '요시다 조서',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원자력 사고 보고서' 등 이미 공개된 내용이 있지만 접근성이 좋은 콘텐츠로 풀어주니 당시의 상황을 조금이나마 자세히 알게 된다는 점이 좋았다.
- 또 좋았던 점은 앞서 얘기한 것처럼 핵연료의 위험성에 대해 경각심 준다는 것이다. 과오의 역사는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교육해도 부족함이 없듯, 인류가 방사능 위험을 겪을 때 다시 볼 수 있는 교육자료 중 일부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비슷한 류로 HBO의 '체르노빌', 우리나라 영화 '판도라'가 있다.
- 사운드 디자인도 좋았다. 낮고 단조로운 현음이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잘 조성하고 있으며, 날렵한 방사능 측정기의 경보음을 포인트로 사용해 긴장감을 주었다. 당시 상황을 잘 대변하는 구성이자,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비주얼들을 잘 커버한 사운드라는 생각이다.

아쉬운 부분은 기법적 측면.
- 편집과 연출로 재미를 기대하긴 어렵다. 상황 자체가 예측불가여서 그랬을까, 아니면 큰 사건 자체를 극화 시키기에 부담이 됐던 것일까. 영상 자체는 급박하고 답답했던 상황을 충실히 담는 데에 머문다.


결론.
이야기의 결말이자 결론은 이것이다. 후쿠시마 사고는 정확한 원인과 답을 밝히지 못한 채, 12년이 지난 지금도 현재 진행 중이라는 것. 자꾸 정치권과 엮이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최근 후안 엔리케스의 <무엇이 옳은가>라는 책을 읽고 있다. 내용의 근간은 '기술의 발전에 따라 윤리 기준과 판단은 달라진다'는 것이다. 과거 축복 속에 건설된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대중들의 재평가도 이제 시작된 것 같다. '우리 윗세대는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위험한 시설을 만든 거야?' 라고.
우리나라에서도 빠른 시일 내에 공개돼 많은 사람들이 함께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다. 특히 여러 오염수 방류, 해산물 수입같이 영향을 받는 가장 가까운 주변국으로서 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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